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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쿠로른

<보쿠로> 해커au 썰-上

작년 이맘때 써놨던 보쿠로 해커au



쿠로오는 프리랜서로 주로 대기업에서 돈받고 일하는, 해커를 해킹하는 이른바 화이트 해커고, 보쿠토는 기업이건 정부건 못뚫는 게 없다고 악명을 떨치는 후쿠로다니 조직의 리더라는 설정으로. 어느날 후쿠로다니가 위풍당당하게 어떤 기업에 예고장을 날렸는데, 예고장을 날리면 정말 시간까지 철두철미하게 지켜가며 지들 목적을 이뤄내는 후쿠로다니에 기업은 손톱 까득까득 씹으면서 고액으로 쿠로오를 고용함. 쿠로오는 오랜만에 해보는 일이기도 하고, 마침 적수가 얼마전 정부 사이트를 해킹했다던 그 유명한 후쿠로다라기에 조금 구미가 당겼음. 본래는 혼자 일하는데 이번엔 건수 재대로 잡았다면서 제 소꿉친구이자 파트너이자 동업자인 켄마까지 판에 꼬득임. 그도 그럴게 워낙 판이 커서 저쪽도 보쿠토 혼자 해킹을 하는게 아니었음. 의외로 켄마도 두 눈 희번뜩이며 혀를 낼름거릴 정도로 들떠있고, 쿠로오는 제 손에 이미 승기가 쥐어진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음.


그리고 결전의 당일. 예정대로 예고했던 시간에 한치의 지체도 없이 기업의 기밀문서가 담겨있는 수퍼컴퓨터랑 사이트를 해킹하기 시작하는 후쿠로다니였는데, 쿠로오랑 켄마 그 특유의 섬뜩한 웃음 지으면서 역해킹을 하기 시작함. 그시각 방의 삼면이 전부 모니터 스크린으로 가득 채워진 제방에서 아카아시랑 콜라 쪽쪽 빨며 신이나서 기업을 해킹하던 보쿠토는 갑자기 스크린에 뜬 코드가 지멋대로 조금씩 바뀌는것에 눈썹을 움찔거림. 그리고 설마.. 라는 생각이 든 찰나에 이미 늦었다는 것을 알려주듯 갑자기 괴상한 머리를 한 고양이 이모티콘이 좌르르르르 쳐지더니 이내 스크린 전체에 커다란 고양이도 떴음.


보쿠토는 벙쪄서 하??? 이러고 있고 아카아시도 조금 예상치 못했다는 듯 눈썹을 움찔거리는데 거기에 쿠로오가 어떻게 보쿠토 서버 내부에까지 연결해서 제 목소리를 보내는거.



"아-아. 잘 들리나요, 부엉이씨?"



부엉이는 해커들 사이에서 불리는 보쿠토의 닉네임이었고, 이에 보쿠토도 상대가 프로 해커중 하나라는걸 알아채겠지. 쿠로오는 지 성격대로 있는 힘껏 도발하면서 "그 유명한 후쿠로다니의 부엉이래서 말이야, 기대했더니. 너무 쉽게 진거 아닌가? 정말로 못 뚫는 장벽이 없는 해커 맞아? 가짜 아냐?" 하면서 으흐흐 웃는데 보쿠토는 당장에 스크린 부수고 들어갈 기세로 빠직빠직 핏줄 세우고 ㅋㅋ


암튼 그렇게 한참 도발하다가 틱 소리내면서 화면이 꺼졌는데 다 끝난줄 알고 바닥에 있던 음료캔을 보쿠토가 퍽 차기 무섭게 온 화면에 각각 다른 야동이 틀어졌으면 좋겠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들려오는 쿠로오의 말.



"요새 오늘 준비한다고 물도 못뺐지? 오빠를 위해 준비한 내 선물이야~"



킥킥거리며 목소리 연결은 꺼지고. 보쿠토는 정말 그대로 주먹을 내려쳐 제 앞에있는 모니터를 부쉈다고 한다.


이런 일이 있으면 옆에있는 아카아시가 이에 뭐라고 할만도 한데, 의외로 조용하기에 뿌득 이를 간 보쿠토는 아카아시쪽으로 고개를 돌렸음. 왜인지 막 바쁘게 아직까지도 키보드 위에서 손을 놀리고 있는 아카아시. 이에 답답한 보쿠토가 "아카아.." 시 라고 말을 끝내기도 전, 타악 소리나게 엔터를 친 아카아시는 뒤로 꾸욱 의자를 누르며 보쿠토를 마주보더니



"주소. 땄어요. 검은고양이."



아카아시의 말에 머리 위로 물음표 띄우며 뎅청한 표정 짓던 보쿠토는 몇 초 후 그 말뜻을 이해하고는 역시 아카아시-! 하며 방방 뛰다가 이내 그 황금빛 눈을 깜깜한 방 안에서 번뜩이며 혀를 낼름거렸음.



똥고 닦고 얌전히 기다려라 고양아. 내 꼭 네 벽을 뚫어줄테니.



아카아시에게서 쿠로오의 집주소를 받아낸 보쿠토는 그날 이를 갈며 밤을 세웠음. 꼴에 프라이드는 에펠탑보다 높은 주제에 멘탈은 한낯 유리보다 연약해선 속으로 꼭 그 잘난 콧대를 꺾어주겠노라 몇 만번을 중얼거렸는지 모를 일이었음.



그리고 또다시 결전의 당일. 보쿠토는 평범한 대학생 차림으로 새벽쯤에 근방을 기웃거리다가 쿠로오의 방에 불이 꺼진걸 확인하곤 그대로 도어락으로 돌진했음. 정부의 철통보안도 뚫는 보쿠토가 고작 자취방의 문 하나 못딸 리 없지. 미리 준비해온 스캐너로 집주인의 지문 위치와 모양을 해석해선 비밀번호를 알아내곤 마치 제집인 양 익숙하게 꾹꾹 누르더니 재빠르게 문을 열기 전 어떤 자석같은걸 붙여 전원을 꺼버림으로 소리마저 차단했음.


도무지 한 사람이 자취한다고 보기는 영 힘든 개인저택의 문을 제 뒤로 살포시 닫곤, 야간투시 렌즈를 낀 번뜩이는 눈으로 빠르게 주위를 훑었음. 가구들도 하나같이 값져보이는 게 뭔가 잘나가는 조직 리더인 저가 꿀리는 것 같아 베알이 꼴리기도 하고, 또 저를 역해킹하며 어마어마한 돈을 받아냈을 생각을 하니 다시 절로 핏줄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음. 보쿠토는 애써 화를 진정시키며 고양이처럼 사뿐히 미리 확인해둔 쿠로오의 침실로 향했음.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랐던 것마냥 고양이 서식지로 들어오자마자 평소보다 수십배 조심스러워진 저였지만 그 행동을 자각하지 못한 보쿠토는 어느새 쿠로오의 방문 앞에 도착해있었음.


자신의 먹이가 이 얇은 문 너머에 있다는 사실에 보쿠토는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듯한 기분이었음. 짜릿한 신경이 등을 따라 흘러 꼬리뼈에 딱 닿아 하반신으로 파스스 번졌음. 다시 한 번 그 흉흉한 미소를 입에 피우며 보쿠토는 조심스레 쿠로오의 방문을 열었음. 방문을 열자 그 코앞에는 침대가 있었고, 그 위에는 길게 뻗은 장신의 남자가 엎어진채 베게에 얼굴을 묻고 잠들어있었음. 그냥 한 번 훑은 것 만으로도 확실히 몸이 좋다는 게 대번 보여서, 그 잘 뻗은 라인을 주욱 따라 눈을 굴리던 보쿠토는 끝내 휘유, 하고 휘파람을 불었음.


기대치도 못했던 끝내주는 몸매에 이게 왠 횡제야 라며 혀로 입술을 핥고는, 쿠로오의 머리쪽으로 걸어가는 내내 쌔끈한 허리와 움푹움푹 페인 어깨근육으로 당겨오는 아랫도리에 흥분에 찬 으르렁거리는 소리로 목을 긁었음. 그대로 손을 얹어 얇은 천 위로 근육을 만져보고픈 충동이 일렀지만 보는것만으로도 하반신을 마비시키는 색스러움에 그냥 박아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보쿠토의 뇌를 점령했음. 마치 시스템을 전부 해킹해버린 것처럼. 누가 해커 아니랄까봐, 아고 낮게 중얼거리며 보쿠토는 한발짝 더 쿠로오에게 다가갔음.


처음 죽지 않을 정도로만 패주려던 계획은 이미 변경된지 오래. 보쿠토는 쿠로오의 후장을 뚫기로 마음먹었음. 그대로 쿠로오 머리채를 휘어잡아선 몸을 들어올려 이전에 모니터 깨부수듯 쿠로오의 복부에 주먹을 꽂아넣는 보쿠토. 자다가 명치를 가격당한 쿠로오는 처음에 숨도 못쉬며 켁켁렸음. 이를 놓칠까 보쿠토는 그대로 쿠로오를 뒤집어 몸을 위로 보이게 한 후 그 위에 제가 올라타선 재빨리 쿠로오의 두 손을 잡아 머리 위로 올렸음. 보쿠토가 다른 스테리오타입의 해커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피지컬이 왠만한 용병들보다 강하다는 것. 쿠로오 또한 어려서부터 운동을 계속 해왔기 때문에 몸이 말로 따로 설명할 필요 없이 보여주는 바가 있었지만, 이런 잠결의 격습에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음. 의외로 큰 힘 들이지 않고 쿠로오의 두 손목을 한손으로 저지한 보쿠토는 그대로 다른 손으로 쿠로오의 입을 막은 보쿠토는 형형이 빛나는 새하얀 이빨을 보이며 씨익 웃었음.



"잘 있었어, 고양이군?"